처음으로  l  로그인  l  즐겨찾기  l  시작페이지  l  2019.2.20 (수)
close

5
4
3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http://artsnews.mk.co.kr/news/159892
발행일: 2011/07/16 21:29:30  김하얀
[인터뷰] ‘광개토태왕’ 여석개 역으로 씬스틸러 등극한 ‘배우 방형주’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주소복사

[아츠뉴스 뷰티스타 김하얀 기자] 시대물은 과거 역사적 사건을 폭 넓게 다루는 장르답게 방대한 인원이 함께 출연하게 된다. 최근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타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KBS 대하사극 ‘광개토태왕’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주 조연 배우들의 호흡으로 극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그 수많은 무리들 속에서 단숨에 대중에게 각인 된 한 ‘단역 배우’가 있다.


‘광개토태왕’의 배우 방형주라는 이름은 드라마를 처음부터 꼬박 챙겨 본 애청자라도 낯설 디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지난 방송 분 담덕과 뒤엉켜 ‘개싸움’을 벌이며 지지 않는 포스를 내뿜던 ‘여석개’로 그를 소개 한다면 십중팔구 무릎을 치며 그의 범상 찮았던 눈빛을 대번 떠올릴 게 분명하다. 이 장면으로 단숨에 비중 없는 조연서 이른바 ‘씬 스틸러’로 등극한 그는 사실 이전 사극 속 조연의 수만큼이나 셀 수 없이 많은 시대물서 나름의 ‘포스’를 내뿜어 왔다.  

 

강인하고 우직한, 좀 더 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험상궂기까지 한 외모 덕에 그는 여러 작품서 악인 혹은 무리의 두목 역 등 만을 맡아왔다. 조심스러울 수 있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카리스마 있는 표정을 지어도 귀엽다고 하더라”며 너털 웃음을 터뜨린다. 상대를 압도시킬 만큼의 강한 외모에 ‘의외의’ 소박한 성격. 울분에 휩싸여 배신을 일삼던 노예 두목서 앞으로 담덕의 우직한 충신 역을 해 낼 그의 캐릭터 ‘여석개’의 반전적 매력과 이보다 더 맞아 떨어 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민경빈 기자


귀족 집 종놈 출신 여석개는 담덕과 노예 수용소서 만나게 됐다. 자연히 담덕이 왕자란 사실을 몰랐던 여석개는 나름 노예의 두목인 자신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그와 신경전을 벌이게 되고 결국 ‘개싸움’을 벌이는데 이른다. 마치 로마 시대 콜로세움 전투를 연상케 하는 혈투씬. 그는 그만큼이나 쉽지 않은 장면이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하루 종일 싸웠다. 드라마 촬영에 첫 투입된 날 공교롭게도 담덕과의 전투씬을 촬영해야 했다. 사실 뭐가 뭔지 몰랐다. 그저 ‘여기서 못하면 영원히 방송 떠나겠 구나’ 싶은 생각뿐 이었다. 100%까지 아니더라도 최소한 70~80%는 살려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굳은 각오로 나섰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담덕이 무등을 타고 내 위에 올라가 내 머리를 잡는 씬이 있었다. 보통 체격이 아닌 이태곤을 두 번 정도 무등을 태워 연기했는데 갑자기 삐끗하더니 허리가 나간 느낌이었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장면이 장면인 만큼 스텝들과 보조 연기자 등 몇 백 명의 인원이 현장에 모여 있었다. 다들 나만 지켜본다는 생각에 연기해야지 생각했지만 긴장까지 한 탓에 몸이 따라주지를 않더라. 그때 감독님이 막대 사탕을 주면서 “그래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마치 어린아이를 어루 듯. 결국은 등에 얼음봉지를 매고 씬을 끝마쳤다. 다음날 여섯시 반에 집합이 있어 나갔더니, 모두가 하나같이 놀라더라. “형, 쓰러져 못 나올 줄 알았다”고.”

 

앞서 말했듯 한번 보면 쉬이 잊혀 지지 않는 강인한 인상 덕에 그는 이전 사건 25시, 경찰청 사람들 등 범죄 수사 재연물의 재연 배우로 활동 했었다. 이후 야인시대, 태조왕건, 대조영 등 굵직한 시대물에 출연해 왔지만 악인의 무리들 중 하나이거나 반 틈만 얼굴을 비추는 그야말로 ‘단역 중 단역’ 생활만을 해왔다. 그런 그가 극의 주인공 담덕과 거의 한 회 전반을 이끄는 ‘주요 인물’로 발탁된 데에는 김종선 감독의 ‘모험에 가까운’ 무한한 신임이 있었다.


‘태조왕건’과 ‘대조영’ 은 앞선 김종선 감독의 대박 작품들이다. 이에 출연한 바 있는 방형주는 당시 주어진 대사 한 마디 없는 앵글 밖 단역일 뿐 이었다. 그런 그를 김종선 감독이 ‘여석개’ 역에 발탁하겠다 말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은 대부분 의아함이 동반 된 우려였다. 하고 많은 배우들 중, 대체 변변히 내세울 이력 하나 없는 그를 무엇을 믿고 캐스팅 하느냐는 말이다. 대체 거대한 드라마를 진두지휘하는 수장과 일개 단역 배우였던 두 사람은 어떤 인연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 민경빈 기자


“그저 열심히 했던 기억 뿐이다. 앵글 안이든 밖이든 나도 내 주어진 무대에서는 주인공이니 항상 최선을 했다. 그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하더라. “매번 정성을 다 하는 모습이 멋졌다”고. 그럼에도 ‘광개토태왕’에 내가 나선다고 했을 때 다들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들 뿐 이었겠는가. 나 또한 이 역할을 받아들었을 때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뿐 이었다. 모두에게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닐까, 한 열흘 정도를 고민했다. 결국 해보자고 마음을 먹은데에는 김종선 감독님의 역할이 컸다. “넌 잘 할 수 있을거다. 넌 해낼거다”라고 말해주는 믿음. 하도 넘겨 새카매질 정도로 대본을 보고 또 봤고 내가 출연하는 장면은 남의 대사까지 몽땅 다 외웠다. 그렇게 해봐도 잘 안되더라. 감독님을 찾아가 4일 동안 다른 배우들의 모습을 견습했다. 모니터 보고 패턴을 맞춰 보는 것도 배려해줬다. 사실 이 나이 먹고 까마득히 어린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배운다 는 게 창피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피와 땀이 맺히면 시청자는 알아준다”고 말하는 김종선 감독의 조언은 지금도 내게 뼛 속 깊이 각인된 말이다.”


초반 예상외의 저조한 시청률서 벗어나 현재 ‘광개토태왕’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 중에 있다. 이 같은 인기 비결에 방형주는 “감독과 작가, 스텝진과 연기자가 혼연일체 되어 있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함께 하는 연기자들에 대해 끝없는 극찬을 쏟았다. “때로는 눈물이 날 정도다”며 말이다.


“모든 연기자들이 혼을 담아 해내고 있다. 맡은 역할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집중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내가 나이가 꽤 많은 편이기 때문에 다들 어려워 할까 싶어 먼저 다가가 살갑게 대했던 것 같다. 이제는 다들 나를 ‘큰형’이라고 부른다. 이태곤은 정말 남자답다. 항상 먼저 식사를 챙겨 묻는 등 예의도 바르고 연기 또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대조영’ 때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정현이나 오랜 연기 경험을 지닌 정태우도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친구들 이다. 두 사람 모두 연기 폭도 넓고 항상 열의를 다해 임한다. 친구인 김규철은 놀라울 정도로 연기 면에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 모두의 호흡이 극을 만들어 내는 에너지인 셈이다.”

 

ⓒ 민경빈 기자


그의 최근 인기에 가장 많은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그 자신과 가족일 터. 지금껏 항상 자신의 눈치만 보며 살아왔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그는 ‘생전 연락 없던 사람들에게서도 전화가 걸려올 정도니’ 다들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고 웃음 지었다.


본의 아니게 ‘악역’만을 주로 맡아 온 방형주는 최근 종영한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의 정보석 처럼 눈물과 웃음을 전하는 ‘제대로 된 바보’ 연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인해 누군가가 빛을 보고 떠오르는 그런 역할 말이다.


“그저 오늘 주어진 일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서 목숨을 건다는 식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든 이들에게 평가를 받을 것이고. 나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적지 않은 나이. 숱한 경험들. 그런 것 때문에 자존심 상하지 않는다. 연기에 관한 한, 지금의 모든 것은 내게 배움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 예술을 즐겨라! 문화 예술 공연 보도자료수신 ksg3626@artsnews.co.kr
《아름다움의 시작! 미용신문 '뷰티스타' 보도자료수신 btstar@artsnews.co.kr

  l   회사소개   l   광고안내   l   개인정보취급방침   l